영화를 자주 보지만 감상을 글로 적는 경우는 드뭅니다. 저 보다 훌륭하게 글을 쓰시는 분이 많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눈 먼 자들의 도시는 영화를 보고 나오면서 꼭 글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영화를 보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영화는 출근하던 한 남자가 갑자기 눈이 멀면서 시작됩니다. 그리고 주변 사람들이 차례대로 눈이 멀어가고 급기에 모든 도시 사람들이 다 눈이 멀고 맙니다. 영화는 이렇게 갑작스럽게 눈이 먼 사람들과 눈이 멀지 않은 한 여자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습니다.
저는 영화를 보는 내내 수 많은 비유를 느꼈습니다.
참 비유가 많은 영화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장면 장면, 의도를 느껴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만 그걸 모두 다 적을 수 없으니 가장 기억나는 부분만 정리하겠습니다. 아울러 비유에 대한 해석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여기서는 제 해석을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영화 속에서 모든 사람이 눈이 멀게 되는데 이는 현대인들이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을 인지하고 자기와 무관하거나 보고 싶지 않은 것은 눈에 보이지만 머리 속에서 인식하지 않음으로 결국 보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정부는 전염성 있는 눈 먼 자들을 격리 병동에 가두게 되는데 이 병동에서 눈이 멀지 않은 사람은 주인공 뿐입니다. 주인공은 남편뿐이 아니라 병동의 눈먼 자들을 인도하고 돌봅니다. 눈 먼 자들은 길 잃은 양과 같습니다. 어디로 갈지 몰라 헤매고 있죠. 그러나 주인공은 눈 먼 자들과 달리 갈 길을 알 고 있으며 그들을 위해 희생합니다. 그러나 눈 먼 자들은 누가 자신을 위해 희생하고 있다는 것을 모릅니다.
눈 먼 자들 사이에서 눈을 뜬 자는 곧 신의 대리자, 권능의 대리자입니다. 신을 우리는 보지 못하지만 항시 우리와 함께하시고 우리를 돌보시지만 우리는 그것을 알지 못합니다.
격리 병동 중 제 3 병동은 그들의 대표를 아무런 생각없이 선출합니다. 어떤 생각이나 고민도 없이 그냥 가장 나서는 한 사람에게 모든 권한을 주어버립니다. 제 3 병동 대표를 곧 폭군으로 커나가고, 제 3 병동 사람들은 식량을 강탈하고 무력을 사용하며 재화를 독점하고 마지막에는 여성들까지 유린합니다. 물론 그에 동참한 제 3 병동 사람들은 폭군 밑에서 특혜를 받습니다. 제 1, 2 병동 사람들은 식량, 재화, 성을 착취 당합니다.
우리가 우리를 대표해서 권리를 행사 할 사람에 대해 잘 고민하지 않고 신중을 기하지 않는다면 곧 그는 스스로 폭군으로 커나가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우리가 가진 것을 빼앗기게 될 것입니다.
제 3 병동의 폭군과 그의 졸개들. 그들의 행동은 갈 수 록 심해지고 주인공은 그것을 눈으로 보고 기억합니다. 그리고 폭군을 죽입니다. 바로 다른 사람이 가지지 못한 볼 수 있다는 권능을 통해서 말입니다. 이는 곧 신의 심판을 의미합니다. 우리는 보지 못하지만 언제나 함께 하시고 우리를 돌보시며 지켜보시는 그 분께서 죄를 물으셨음을 말합니다.
결국 제 3 병동은 불에 타올라 폭군의 졸개들 모두 불에 타 죽는 형벌을 받게 됩니다. 제 1, 2 병동 사람들은 눈 뜬 주인공과 함께 불길에서 빠져나와 다시 자유롭게 됩니다. 심판 속에서 선한 자들이 같이 벌 받지 아니하고 인도에 따라 구함을 받게 됩니다.
이 영화보다는 책이 훨씬 좋다고 말씀하시는 분이 많아 기회가 닿는대로 책도 한 번 읽어볼 생각입니다. 오랬만에 생각을 많이 할 수 있는 영화를 볼 수 있어 좋았다는 느낌입니다.
PS> 친구 녀석은 왈 ‘내가 이 영화에서 느낀 건 인맥을 잘 잡아야 인생이 편하다는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