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인가 무선 마우스를 하나 사야겠다고 생각한 이후로 비싼 가격에 엄두를 못 내고 눈길만 주던 레이저 맘바 마우스(Razer Mamba, 이하 맘바)를 작년 10월에 구매했습니다. MS 사이드와인더 X8 마우스를 사려고 다나와에 들어갔다 10만원 초반까지 떨어진 가격을 보고 급히 마음을 바꿔 샀습니다.

원래 이런 후기라는 것은 사고 개봉 전후 사진도 찍으면서 올려야하는 것인데 작년 말에 심하게 도진 게으름병 때문에 4개월여나 흐른 지금에야 사용 후기를 올리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4개월이나 사용하고 올리는 것이기 때문에 맘바의 장단점에 대해서는 좀 더 정확하게 이야기 할 수 있을 듯 합니다.

맘바의 장점에 대해 먼저 이야기를 하고 단점을 뒤에 꺼내 보겠습니다.

우선 많이 꼽으시는 장점인데 저도 이게 제일 중요한 장점 같습니다. 그 장점은 바로 “멋진 외형"입니다. 처음에 다들 장식용이라고 생각했을 정도로 포장부터 장난 아닌 위용을 자랑합니다. 거기에 연결시 들어오는 마우스와 무선 수신기의 푸른 빛은 다른 마우스와 완전히 차별화된 느낌입니다.

레이저 맘바 마우스

두번째는 무선 마우스 중 가장 “빠른 폴링 레이트(Polling Rate)“입니다. 보통 무선 마우스는 게이밍용이라고 할지라도 500 ms가 대부분이지만 맘바는 1000 ms까지 가능합니다. 이 부분은 FPS를 민감하게 즐기시는 분들께는 큰 장점이 될 듯 합니다.

세번째는 “맘바 안에 저장하는 설정"입니다. 보통 마우스의 세세한 설정을 지원하는 경우 저장을 드라이버 쪽에서 하기 때문에 다른 컴퓨터를 사용하는 경우 다시 설정을 하거나 프로파일을 옮겨주어야 합니다. 맘바는 이에 비해 마우스 내부에 저장하기 때문에 마우스만 가져가면 자신이 사용하던 설정과 동일하게 사용이 가능합니다.

그럼 이제 단점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려고 합니다.

우선 “사용 시간 문제"입니다. 맘바는 충전식이기 때문에 일반 건전지를 사용하는 무선 마우스와 달리 충전을 해주어야 합니다. 문제는 맘바의 모든 기능을 최대한으로 사용하는 경우 아침부터 계속 사용하면 저녁 무렵에는 배터리가 완전히 소진된다는 점입니다. 물론 맘바는 유선으로도 사용 가능하기 때문에 배터리가 떨어지면 선을 연결해서 사용하면 되지만 선을 끼우고 빼고 하는 일이 번거럽습니다. 폴링 레이트를 낮추고 마우스의 푸른빛을 끄면 좀 더 오래 사용이 가능하지만 비싸게 주고 산 맘바를 100% 사용하지 못 한다는 점 때문에 고민이 되는 부분입니다.

두번째는 개인차이가 있는 부분이겠지만 “무게 문제"입니다. 개인적으로 오랬동안 아주 기본적인 기능의 유선 마우스를 사용해왔는데 이에 비해 맘바는 상당히 무겁습니다. 마우스 자체도 무겁고 거기에 배터리까지 있어 다른 무선 마우스보다도 훨씬 무겁습니다. 정교한 조준을 위해 무거운 마우스를 선호하는 분이라면 별 문제가 안 될 것 같습니다만, 개인적으로 마우스를 사용하다보면 가끔 손목이 아플 정도로 무거움을 많이 느끼고 있습니다.

세번째는 가끔씩 발생하는 “튐 현상"입니다. 원래 초기 맘바가 튐 현상이 있어 이를 개선하기 위해 광센서 주위에 원형으로 테두리를 추가했는데 원인은 알 수 없지만 간혹 튀는 현상이 발생합니다. 자주 있는 일은 아니라서 크게 신경을 쓰고 있지는 않지만 중요한 순간에 튀어버린다면 좀 곤란 할 것 같습니다.

이 외에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소소한 장단점들이 있습니다.

맘바는 좋은 마우스이고 한 번쯤은 써보고 싶은 고가의 제품이지만, 개인적인 총평은 “가격 대비로 만족도가 높은 편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역시 고가의 입력 장치이지만 매우 만족을 하고 있는 리얼포스 86에 비해 아쉬운 부분입니다. 만약 지금 마우스를 새로 산다면 원래 사려고 했던 MS 사이드와인더 X8을 사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맘바를 산 뒤 얼마 안 있어 사무실에서 사용하는 마우스도 무선으로 바꾸었습니다. 모델은 로지텍 M705 마우스입니다. 마라톤 마우스라고 이름을 달고 나온 것인데요. 언제 이 마우스에 대해서도 짧게 사용 후기를 남겨보도록 하겠습니다.